1973년 7월 타이토(Taito)의 엘레퐁(Elepong)이 처음으로 일본에서 발매된 이후 일본에서도 게임산업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그 기세는 1974년에도 이어져 타이토와 세가를 중심으로 여러 작품들이 발매되었습니다. 몇몇 게임들은 1974년에도 여전히 미국에서 발매된 게임들을 카피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려는 게임들도 많이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먼저 타이토(Taito, タイトー)에서 발매된 게임들을 살펴보겠습니다. 타이토에서는 1월 농구(Basketball, バスケットボール), 8월 어택 UFO(Attack U.F.O., アタックUFO), 11월 스피드 레이스(Speed Race, スピードレース)의 3작품이 1974년에 차례로 발매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일본에서 게임을 발매한 회사답게 게임들이 퐁의 그늘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참고로 3 게임 이외에도 몇몇 사이트에서 1974년에 볼 파크(Ball Park) 혹은 토네이도 베이스볼(Tornado Baseball) 이라는 이름으로 타이토사에서 야구게임이 발매되었다고 검색이 되지만 여러 다른 검색결과로 보면 1974년 램텍(Ramtek)이 제작했던 야구(Baseball) 게임을 1976년 일본에 들여온 것으로 보입니다.
1974년 1월 발매된 농구(Basketball) 게임은 퐁을 변형하여 농구 바스켓에 공을 넣으면 점수가 올라가는 형태의 게임입니다. 플레이 영상을 보면 농구를 하는 느낌보다는 퐁을 하는 느낌이네요. 퐁을 조금 변형한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 게임이 사람 캐릭터를 표현한 최초의 게임이라고 합니다.
농구 캐비넷 (from arcade-museum.com)
농구 게임 포스터(from flyers.arcade-museum.com)
농구 포스터 게임설명서 (from flyers.arcade-museum.com)
농구 게임화면 (from ultimatehistoryvideogames.jimdo.com)
농구 게임 영상 (from https://youtu.be/qZZE1VTwy4k)
1974년 8월 발매된 어택 UFO(Attack U.F.O.)는 정지화면에서 적을 쏴서 맞추는 슈팅게임입니다. 이상하게도 이 게임은 포스터나 영상자료를 찾기가 어려운데요. 1980년에 같은 이름으로 발매된 게임이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도 타이토의 포스터에서 발견된 게임화면을 보면 게임방식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택 UFO 캐비넷 (from international Arcade Museum)
어택 UFO 게임화면 설명 (from flyerfever.com)
1974년 11월 발매된 스피드 레이스(Speed Race)는 최초의 세로스크롤 레이싱 게임입니다. 세가에서 1973년에 물리적으로 세로스크롤 레이싱 게임을 선보인 적이 있는데요. 1974년에는 타이토사에서 세로스크롤 레이싱 게임을 컴퓨터 게임으로 만들어 출시했습니다. 게임 영상을 보면 그래픽만 떨어질 뿐이지 이후 발매된 세로형 레이싱 게임들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네요. 이 작품은 니시카도 토모히로(Tomohiro Nishikado, 西角 友宏)가 개발했다고 하는데요. 니시카도 토모히로는 훗날 그 유명한 스페이스 인베이더(Space Invader)를 개발한 개발자입니다.
이 게임은 최초로 일본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게임이라고 합니다. 미국 발매는 미드웨이 게임즈(Midway Games)에서 담당했으며, 미국 이름은 휠(Wheels) 이라는 다른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미국에서 약 7,000대의 게임기기를 판매했고, 1975년에 발매된 스피드 레이스의 후속작인 스피드 레이스 DX(Speed Race DX)도 휠 2(Wheel 2)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발매되었습니다.
스피드 레이스의 발매 이후 후속작이 총 9 작품이 발매되었는데요. 1980년까지는 거의 매년 후속작이 발매되다가 8번째 후속작인 슈퍼 스피드 래이스 주니어(Super Speed Race Jr.)가 1985년에 발매되었고, 약 13년 뒤 마지막 작품인 슈퍼 스피드 레이스 64(Super Speed Race 64)가 닌텐도 64로 발매된 기록이 있네요.
1973년 세가 모터 챔프(from graham64.wordpress.com)
스피드 레이스 포스터 (from flyers.arcade-museum.com)
스피드 레이스 포스터 게임설명 (from flyers.arcade-museum.com)
스피드 레이스 게임화면 설명 (from flyerfever.com)
스피드 레이스 게임 영상 (from https://youtu.be/9Nw0n1frFtM)
세가(Sega, セガ)에서도 1973년 퐁-트론(Pong-Tron)의 성공 이후 퐁-트론 2(Pong-Tron II), 하키 TV(Hockey TV)를 거쳐 1974년에는 1월 테이블 하키(Table Hockey, テーブル・ホッケー), 2월 미니 하키(Mini Hockey, ミニホッケー), 8월 벌룬 건(Balloon Gun, バルーンガン), 8월 골킥(Goal Kick, ゴールキック)의 4작품을 차례로 발매했습니다.
1974년 초에 발매된 테이블 하키(Table hockey, 1월)와 미니 하키(Mini Hockey, 2월)는 퐁-트론, 퐁-트론 2, 하키 TV와 같은 퐁의 아류 게임입니다. 게임 영상이나 자료들을 찾기 쉽지 않은데요. 게임들이 큰 특색이 없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네요.
미니 하키 / 테이블 하키 포스터 (from flyers.arcade-museum.com)
미니 하키 / 테이블 하키 포스터 설명서 (from flyers.arcade-museum.com)
1974년 8월에는 세가에서도 벌룬 건(Balloon Gun)이라는 라이트건 사격 게임을 발매했습니다. 벌룬이 나타나 움직이면 벌룬을 라이트건으로 맞추는 방식의 게임입니다. 과거에도 스크린에 영상을 띄우고 빛을 인식하는 방식의 몇몇 사격 게임이 발매된 적이 있지만 이 게임은 표적의 움직임이나 사격 판정 등을 모니터에서 구현하고 처리한 최초의 건슈팅 컴퓨터 게임이고, 최초로 보스가 나오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최초의 타이틀이 여럿 붙은 게임이지만 아쉽게도 게임 화면이나 영상을 구하기는 쉽지 않네요.
벌룬 건 포스터 (from flyers.arcade-museum.com)
벌룬 건 포스터 설명서 (from flyers.arcade-museum.com)
1974년 8월에 세가는 골킥(Goal Kick)이라는 축구게임도 발매했습니다. 장애물(수비)를 피해서 골대에 공을 넣는 게임인데요. 타이토사의 농구(Basketball) 게임과 비슷하게 퐁 형태이지만 움직임을 축구 느낌이 나게 만든 작품입니다. 게임화면이나 영상을 구하지는 못했지만 포스터의 설명을 보면 게임화면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골킥 포스터 (from flyers.arcade-museum.com)
골킥 포스터 설명서 (from flyers.arcade-museum.com)
닌텐도(Nintendo, 任天堂)에서도 1973년 레이저 클레이 사격 시스템(Laser Clay Shooting System)의 연장선상인 와일드 건맨(Wild Gunman, ワイルドガンマン) 을 1974년 발매하며 게임산업의 명맥을 유지합니다.
1973년 야심차게 레이저 클레이 사격 시스템(Laser Clay Shooting System)을 선보였던 닌텐도는 초반에는 사업이 성공적인 것 처럼 보였으나 불행히도 1973년 10월부터 시작된 오일쇼크의 여파로 위기를 겪게 되었고, 레이저 클레이 사격 시스템의 소형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는데요. 1974년에 발매된 와일드 건맨(Wild Gunman), 1976년에 발매된 슈팅 트레이너(Shooting Trainer)가 그 작품들입니다.
게임 방식은 화면에 영상을 띄우고 라이트건으로 사격을 해서 컴퓨터보다 먼저 맞추면 이기는 형태입니다. 아쉽게도 레이저 클레이 사격 시스템과 같이 엄밀히 말하면 컴퓨터 게임이라고 하기 어려울 수 있는 작품입니다.
와일드 건맨 포스터 (from static.giantbomb.com)
와일드 건맨 포스터 (from ultimatehistoryvideogames.jimdo.com)
와일드 건맨 게임화면 (from ultimatehistoryvideogames.jimdo.com)
와일드 건맨 게임영상 (from https://youtu.be/M0h4SMqOXu8)
이 게임 이외에도 닌텐도는 1974년에 게임산업에서 다른 영향력을 발휘했는데요. 그것은 마그나복스 오디세이(Magnavox Odyssey)의 판매 허가를 획득하여 일본에 발매하는 일이었습니다. 또한 닌텐도는 비디오게임 산업의 성공을 직접 겪고, 다른 회사들의 성공을 확인하면서 1974년부터 자체 비디오 게임과 게임기를 제작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성과는 바로 1975년에 확인 할 수 있는데요. 닌텐도의 자체 제작 성과는 1975년 포스팅에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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