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11월 아타리(Atari)에서 퐁(Pong)이 발매된 이후 1973년 까지는 여러회사에서 발매되었던 대부분의 게임들이 퐁의 아류작들이었습니다. 1973년에만 34개, 1974년에도 23개의 퐁 아류작이 발매되었고, 아타리에서도 퐁 더블(Pong Doubles, 1973년 9월), 일레미네이션/쿼드라퐁(Elimination!, 1973년 10월, Quadrapong, 1974년 5월), 슈퍼퐁(Superpong, 1974년 2월)을 차례로 발매하며 퐁 열풍을 이어갔습니다.
퐁 아류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게임들도 아타리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아타리사는 퐁의 성공 이후 퐁과는 다른 게임을 만들면서 경쟁자들과의 차별을 시도했다고 하는데요. 1973년에는 장애물을 피해서 전진하는 형태로 타이토(Taito) 애스트로 레이스(Astro Race)의 원형이 되었던 스페이스 레이스(Space Race, 1973년 7월), 술래잡기 방식의 게임 술래잡기(Gotcha, 1973년 10월)를 발매하였고, 1974년에는 최초의 레이싱 게임 그랜 트랙 10(Gran Trak 10, 1974년 3월), 최초의 핀볼게임인 핀퐁(Pin Pong, 1974년 10월), 1인칭 슈팅게임 콰크!(Qwak!, 1974년 11월), 자회사 키 게임즈(Kee Games) 에서 발매한 탱크 대전게임 탱크(Tank, 1974년 11월)가 차례로 발매되었습니다.
아타리에서 발매한 퐁 후속작들 및 새로운 게임들을 차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먼저 퐁 후속작들입니다.
1973년 9월에 발매된 퐁 더블(Pong Doubles)은 마치 테니스 복식처럼 4인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쉽게 이해될 것 같습니다.
퐁 더블 캐비넷 (from old-computers.com)
퐁 더블 플레이 화면 (from undumped wiki)
일레미네이션(Elimination, 키 게임즈 발매, 1973년 10월), 혹은 쿼드라퐁(Quadra Pong, 아타리 발매, 1974년 5월)은 4명이 각각 한 면을 차지한 퐁의 발전형입니다. 4명이 각 한면을 차지해야 하다 보니 캐비넷은 테이블 형태가 되었네요. 2인용도 가능했는데 2인용은 4면 중 2면만 열려 플레이 하는 형태입니다.
쿼드라퐁 캐비넷 (from arcade-museum.com)
쿼드라퐁 4인용 화면(from old-computers.com)
쿼드라퐁 2인용 화면(from old-computers.com)
1974년 2월에 발매된 슈퍼퐁(SuperPong)은 한발짝 더 나갔습니다. 한명이 3개의 막대기를 조정하는 형태로 변형되었는데요. 제 느낌에는 필요 이상의 변형같이 느껴지네요. 아타리사도 더이상의 변형은 큰 의미가 없다고 느꼈는지 슈퍼퐁 이후 후속작은 발매되지 않았습니다.
슈퍼퐁 캐비넷 (from arcade-history.com)
아타리사의 새로운 작품들이 퐁의 후속작들보다 더 흥미로운데요. 먼저 1973년 7월에 발매된 스페이스 레이스(Space Race) 부터 보겠습니다. 스페이스 레이스는 타이토의 1973년 글에서 소개되었던 애스트로 레이스(1973년 11월)의 원형입니다.(1973년 최초의 일본게임들 - 타이토 참조) 이 작품은 아타리의 2번째 작품이라고 하는데요. 퐁만큼 상업적으로 성공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약 1,500대 정도 판매된 것 같은데요. 초기형 캐비넷이 한대당 약 2천불 정도였고, 이후 범용 캐비넷을 사용해서 가격을 낮췄다고 하니 최대 3백만불보다 적은 매출이 있었던 것으로 계산되네요.
스페이스 레이스는 장애물을 피해서 목표에 도달하는 최초의 게임이라고 합니다. 애스트로 레이스 이외에도 코나미(Konami)의 프로거(Frogger, 1981년)가 탄생하는데 영향을 미쳤고, 힙스터 웨일(Hipster Whale)에서 발매된 모바일 게임인 크로시 로드(Crossy Road, 2014년)도 스페이스 레이스나 프로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스페이스 레이스 캐비넷 (from hiveminer.com)
스페이스 레이스 게임 화면 (from i.ytimg.com)
스페이스 레이스 게임영상 (from https://youtu.be/QuHkn2XtMCo)
다음은 1973년 10월에 발매된 술래잡기(Gotcha)입니다. 이 게임은 퐁(1972년 11월), 스페이스 레이스(1973년 7월) , 퐁 더블(1973년 9월) 이후 발표된 아타리사의 4번째 게임인데요. 이 게임 역시 약 3,000대 판매에 그쳐 상업적으로는 성공적이지 않았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 게임은 최초의 상업적인 미로게임이자 1959년에 컴퓨터로 제작된 마우스 인 더 메이즈(Mouse in the Maze)에 이은 두번째 미로 게임입니다. 게임화면을 보니 새로움이 느껴지기는 하는데 사실 재미는 없어보입니다.
술래잡기 광고와 캐비넷 (from giantbomb.com)
술래잡기 게임 플레이 영상 (from https://youtu.be/8sgd8-tVBq8)
다음 작품은 1974년 3월에 발매된 그란 트랙 10(Gran Trak 10) 입니다. 아래 캐비넷 사진에서 보실 수 있듯이 무려 레이싱 휠을 사용하는 게임이네요. 그란 트랙 10 이전에도 레이싱으로 구분되는 게임이 몇몇 있었지만 진정한 최초의 컴퓨터 레이싱 게임은 그란 트랙 10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임도 탄탄하게 잘 만들어진 것 같은데요. 상업적으로도 인기를 끌어 2인용이 가능한 후속작 그란 트랙 20(Gran Trak 20, 1974년 7월)이 바로 발표되었고, 좀더 작은 캐비넷 버전인 트랙 10(Trak 10, 1974년 말), 자회사 Kee Games에서 발매된 포뮬러 K(Formula K, 1974년 7월), 그란 트랙 20의 소형화 버전 트랙 20(Trak 20)등이 발매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후에 수많은 레이싱 게임의 원조가 이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타리사의 내부문제로 인해 원가계산이 잘못되어 대당 원가가 1,095불 정도였는데 판매가가 995불로 100불의 손해를 보고 제품이 판매되었다고 하는데요. 1974년 그란 트랙 10 때문에 거의 50만불의 적자를 봤다고 하네요. 하지만 게임 자체는 성공적이어서 그란 트랙 10이 1974년 약 5,000대(자료는 못찾았지만 대략 5천대로 계산됩니다), 포뮬러K 가 약 6,000대, 그란 트랙 20이 약 4,500대가 판매되었다고 하니 원가계산만 잘 되었으면 정말 좋았을뻔 했습니다.
그란 트랙 10 캐비넷 (from old-computers.com)
그란 트랙 10 게임화면 (from old-computers.com)
그란 트랙 10 플레이 영상 (from https://youtu.be/yEwf80yB8xQ)
다음 작품은 1974년 10월에 발매된 핀퐁(Pin Pong)입니다. 이 게임은 최초의 핀볼 게임으로 볼 수 있는데요. 핀볼의 기본에 충실한 게임으로 보입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포스터에 탁구를 치는 사람이 배경으로 있는데요. 아마 포스터 만들때 커뮤니케이션이 잘못된게 아닌가 싶네요.
이 게임이 상업적으로 성공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인터넷에 자료도 별로 없고 심지어 위키에도 내용이 없는것을 보면 아마 크게 성공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핀퐁 포스터 (from www.retroist.com)
핀퐁 캐비넷 (from arcade-museum.com)
핀퐁 플레이 영상 (from https://youtu.be/wubUxNSbzlI)
다음 작품은 1974년 11월에 발매된 콰크(Qwak!)입니다. 콰크는 라이트건을 이용한 사격 게임인데요. 왠지 닌텐도(Nintendo)의 덕 헌트(Duck Hunt)와 비슷한 느낌이네요. 실제로 1984년에 발매된 닌텐도의 덕 헌트가 이 게임에서 영감을 받았을 가망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컴퓨터 사격게임으로는 1972년 마그나복스 오디세이(Magnavox Odyssey)용 사격게임들, 1974년 8월 세가(Sega)에서 발매된 최초의 아케이드 컴퓨터 사격게임 벌룬 건(Balloon Gun) 이 있어 이 게임이 사격게임에서 최초의 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했고, 상업적으로도 약 250대 밖에 판매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콰크 캐비넷 (from arcade-museum.com)
다음 작품은 1974년 11월에 자회사 키 게임즈(Kee Games)에서 발매된 탱크(Tank) 입니다. 게임 화면을 보면 그냥 화면만 봐도 다른 이시대 게임들과 달리 재밌어보입니다. 탱크 한대를 두개의 스틱으로 조작을 하게 되는데요. 스틱 한개는 좌우, 다른 한개는 앞뒤로 움직이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상대 탱크와 대결을 하는 방식인데 움직임이 쉬워보이지는 않네요.
이 게임은 상업적으로 성공을 해서 1974년에 약 10,000대를 판매했고, 1975년에도 약 5,000대를 추가로 판매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업적 성공에 힘입어 여러 후속작들이 쏟아져 나왔고, 아타리 2600 콘솔로도 컴뱃(Combat)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게임이 발매되었습니다.
탱크 플레이 영상 (from https://youtu.be/WjDRIXh_f5Q)
아타리가 게임산업을 확장시키는 사이 다른 많은 회사들은 퐁의 아류작들을 쏟아냈습니다. 램텍(Ramtek)이라는 회사도 1973부터 축구(Soccer, 1973년), 발리(Volly, 1973년), 발리:파워 플레이(Volly: Power-Play, 1973년), 클럽 테니스(Club Tennis, 1974년), 와이프 아웃(Wipe Out, 1974년) 등의 퐁 아류작들을 발매했는데요. 특이하게도 클린 스윕(Clean Sweep, 1974년) 이라는 게임은 다른 퐁 아류작들과는 다른 독창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임 영상을 보면 마치 알카노이드(Alkanoid)를 보는 듯한 느낌인데요. 어떠신가요?
클린 스윕 캐비넷 (from old-computers.com)
클린 스윕 화면 (from old-computers.com)
클린 스윕 플레이 영상(from https://youtu.be/JjRsM7dZU6Q)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은 야구(Baseball)입니다. 1974년에 램텍에서 제작, 발매한 게임인데요. 야구게임의 많은 기능들이 구현된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램텍 뿐만 아니라 미드웨이(Midway Mfg. Co., Ball Park 로 발매), 볼리 인더스트리(Volly Industries Ltd, 캐나다 에서 Batter Up 으로 발매), 씨버그 코퍼레이션(The Seeburg Corporation, Deluxe Baseball 로 발매), 타이토(Taito, 일본에서 T.T Ball Park 로 발매) 에서도 다른이름으로 발매되었습니다. 영상은 1974년 작품 것은 찾기 힘들어 1976년 작품 영상을 녹화해서 가져왔는데요. 게임 내용은 큰 차이가 없는것 같습니다.
램텍 야구 포스터 (from arcade-museum.com)
램텍 야구 포스터 뒷면 (from arcade-museum.com)
미드웨이 사 야구게임 볼팍 포스터(from arcade-museum.com)
야구 플레이 영상 (from https://youtu.be/iOXH-yfAp4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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