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발자취/1970년대

[게임 발자취] 1973년 최초의 일본게임들 - 세가(Sega)

JakeS_08 2019. 11. 24. 03:13

1973년에는 타이토에서 일본 최초의 게임인 엘레퐁(Elepong)이 발매되었고 이후 세가(Sega, セガ)에서 3작품, 닌텐도(Nintendo)에서 1작품이 처음으로 일본에서 발매되었습니다. 세가는 1973년 이전에도 기계식 게임들을 선보이고는 했는데요. 1972년 퐁 발매 이후 1973년 세가도 퐁과 비슷한 작품들을 일본에 발매하게 됩니다.

세가는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일본 게임역사의 한 축입니다. 독창적이고 탁월한 작품들로 아케이드 시장을 선도했고, 콘솔 시장에서도 마스터 시스템(Master System), 메가드라이브(Mega Drive), 새턴(Saturn), 드림캐스트(DreamCast)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선보이며 콘솔전쟁을 계속 해왔지만 아쉽게도 드림캐스트 이후 콘솔시장은 포기하고 현재는 게임 제작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1975년 이후 세가 로고(from Wiki)


1975년까지 세가 로고(from Wiki)




세가의 시작은 일본이 아니라 미국이었습니다. 미국의 마틴 브롬리(Martin Bromley), 어빙 브롬버그(Irving Bromberg), 제임스 험퍼트(James Humpert)는 1940년 하와이(Hawaii) 호놀룰루(Honolulu)에서 스탠다드 게임즈(Standard Games)를 설립하고 2차 세계대전 중이었던 미군에 코인으로 작동하는 기계식 게임들을 공급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는 스탠다드 게임즈를 매각하고 서비스 게임즈(Service Games)를 설립하여 미군에 슬롯머신을 포함한 기계식 게임들을 공급했지만 1951년 미국 정부가 미국 내 슬롯머신을 불법화하게 되자 브롬리는 일본 도쿄에 일본 서비스 게임즈(Service Games of Japan)를 설립하고 일본에 주둔중이던 미군에 슬롯머신과 기계식 게임들을 판매하기 시작합니다.

일본 서비스 게임즈 설립 이후 일본 이외에도 한국, 필리핀, 베트남등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했고, 1960년 세가(Sega, Inc.)와 고라쿠 물산(Goraku Bussan) 2개 회사로 분할되었다 1964년 세가로 합병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세가의 공식 설립일자는 1960년 Sega, Inc. 의 설립일자를 따르고 있습니다.

Sega 라는 이름은 Service Games의 앞 글자들을 따온 것이라고 하는데요. 1954년 다이아몬드 스타(Diamond Star)라는 슬롯머신에 처음으로 Sega 라는 이름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세가는 중고기계를 주로 수입했기 때문에 게임 수리 노하우가 쌓여서 결국 게임 제조업체로 전환하게 됩니다. 세가가 처음으로 제작한 게임은 1966년 발매된 기계식 게임인 페리스코프(Periscope, ペリスコープ)였습니다. 이 게임은 원래 1965년 남코(Namco)에서 발매된 게임이었는데요. 세가에 게임 라이센스를 허가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당시 페리스코프는 전 세계에서 세가가 놀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어서 세가가 게임에 집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페리스코프 포스터(from Wiki)



페리스코프는 한 게임당 US$0.25 (25센트) 였고, 미국 유럽등지에도 수출되었습니다. 배경 그림이 수평으로 이동하면 플레이어는 잠망경을 통해 어뢰를 발사하고, 어뢰는 빛과 전자음향으로 표현되었다고 합니다. 이 게임의 성공 이후 세가는 1970년까지 10여개의 기계식 게임들을 발매해서 수출했는데요. 아래 동영상에서 기계식 게임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가 초기 기계식 게임들(from https://youtu.be/JXwLhrOGGyo)




1973년 세가는 세가사의 첫 컴퓨터 게임으로 7월 퐁-트론(Pong-Tron, ポントロン), 11월 퐁-트론 2(Pong-Tron II, ポントロンⅡ), 하키 TV(Hockey TV, ホッケーTV)를 발매했습니다. 이 게임들은 퐁의 그늘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타이토의 1973년 게임들과 더불어 처음으로 일본에 발매된 컴퓨터 게임으로 의미가 있는 작품들입니다. 세가에서 발매되었던 3가지 게임들의 포스터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퐁-트론 캐비넷(from SegaRetro.org)


퐁-트론 포스터(from SegaRetro.org)


퐁-트론 설명 (from SegaRetro.org)




퐁-트론 2 포스터(from SegaRetro.org)


퐁-트론 2 설명 (from SegaRetro.org)




하키 TV 포스터 (from SegaRetro.org)


하키 TV 설명 (from SegaRetro.org)



게임들은 포스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퐁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들의 성공이 향후 아타리 쇼크 이후 미국의 게임산업이 몰락하게 되었음에도 일본은 이에 크게 영향받지 않고 오히려 한동안 세계 게임산업을 주도하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닌텐도의 1973년 작품까지 하려고 했는데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네요. 닌텐도 편은 다음 글에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